된장 전골이라니!
된장 전골은 도대체 어디에서 시작된 걸까요? 어딘가 먹어본 익숙한 맛이면서도, 조금은 낯설게 푸근한 이 국물 메뉴는 언제부터 갑자기 생겨났을까요? 굉장히 찾아보고 싶었지만,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그 시작이 된장찌개에서 파생된 것인지, 전골에서 파생된 것인지는 아무도 알 수 없을 겁니다. 추측으로는 차돌을 넣어서 만드는 차돌 된장찌개를 먹게 되면서 사람들이 좀 더 넘기기 편하고 무겁지 않은 국물을 원했거나, 혹은 전골을 먹으면서 좀 더 사람들에게 친근감은 있으면서도 색다른 전골을 맛보고 싶었던 마음이 모이고 모여 이런 메뉴를 만들어낸 것이겠다 싶습니다.
잠깐 일본의 국물 문화에서 영향을 받았는지도 생각해봤습니다. 옆나라 일본에는 미소라멘, 미소나베가 예전부터 있었습니다. 일본 된장 미소를 육수에 풀어서 국물을 낸 메뉴들입니다. 일본은 도리어 찌개라고 불릴 만한 음식이 잘 안 보이고, 나베의 국물 스타일이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청국장을 시루(汁)로 표현하는 일본 드라마도 봤지만, 사실 한국인이 봤을 때는 청국장은 찌개이다 보니 시루와는 또 다른 이미지이긴 합니다. 찌개를 표현하는 단어가 명확하게 없는 만큼, 나베와 시루의 문화가 일본의 국물 문화에 확실히 주류라고 이해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 면에서 볼 때면, 추측이지만, 된장을 전골 관점에서 접근한 것은 일본 식문화의 영향도 없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옥된장 된장전골
옥된장은 그 된장전골과 수육전골을 메인 메뉴로 판매하는 프랜차이즈입니다. 저는 옥된장 마곡점을 방문했습니다. 전골에 어떤 고기를 넣을지를 전부 메뉴 옵션으로 둬서, 된장전골 메뉴에서 엄청 다양한 전골을 맛볼 수 있습니다. 들깨 된장전골, 우삼겹 된장전골, 우렁 된장전골, 굴 된장전골, 스지 된장전골, 바지락 된장전골. 그중에서는 가장 익숙한 맛일 것 같은 우삼겹 된장전골을 먹었습니다.
우삼겹이 한가득 올라간 전골 냄비가 나와서, 보글보글 끓여가면서 먹는 전골입니다. 안에 두부도 큼직하게 들어가 있는데, 역시 된장과 두부의 조합은 최고인 것 같습니다. 내용물이 한가득 들어간 된장전골이다 보니, 사실 다른 반찬 없이도 이 전골에 공깃밥을 슥슥 비벼서 순식간에 사라지게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여기에 당면이나 수제비를 추가해서 먹어도 맛있을듯합니다. 저희는 마지막에 칼국수 사리를 넣어서 한바탕 먹었습니다.
수육무침
점심을 거하게 먹고자 방문한 가게였던지라, 수육무침도 주문했습니다. 정말 거대하게 탑같이 쌓여진 고기탑을 볼 수 있습니다. 모둠으로 시켰더니 다양한 부위의 고기가 맛깔나게 무쳐져서 나왔습니다. 양념 자체는 회무침 스타일과 비슷했습니다. 그리고 막걸리와 먹으면 정말 맛있을 것 같은 메뉴입니다. 물론 밥이랑 먹어도 맛있긴 합니다.
반찬에 대하여
여기 김치가 조금 독특합니다. 약간 인삼 맛이 나는 것같은 김치가 기본 찬으로 나옵니다. 거기에 김이 나와서 정말 푸근하게 집밥 먹는 감성으로 식사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맛있지만, 김치는 살짝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매장 분위기
전체적으로 레트로한 감성을 담아낸 인테리어 디자인이 돋보입니다. 그리고 비교적 매장이 큼직한 편이어서 회식, 모임장소로도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전체적으로 깔끔한 이미지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점심에는 다 같이 된장전골로 점심을 먹으러, 저녁에는 다 같이 전통주와 함께 한식주점 느낌으로 즐기는 것이 좋아 보입니다. 메뉴 구성 자체가 국물, 고기류가 중심이다 보니 저녁에 술 한잔 하기에 좋은 메뉴이고 분위기도 약간 활기찬 점이 모임에 좋아 보입니다. 물론 반대로 조용한 모임에는 안 어울릴 수 있습니다.
다음 방문을 기약하며
점심시간에 꽤 인기가 많은 점심식사 맛집입니다. 웨이팅을 생각해서 일찍 움직이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점심 특선으로 인당 11,000원 정도로 된장전골을 먹을 수 있는데 가격 생각해도 풍족하게 먹을 수 있어서 강서구 점심 맛집입니다. 참고로 점심 특선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운영합니다. 이미 판교, 여의도, 정자에서도 유명한 맛집이라고 합니다. 다음번에는 다른 옵션의 된장전골이나, 수육전골을 먹어보고 싶습니다.